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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구름도 쉬었다 가는 간판

등록 2008-06-11 17:48

디자인=벼레별기역, 전북 진안군 백운(白雲)면 원촌마을, 사진 티팟 제공
디자인=벼레별기역, 전북 진안군 백운(白雲)면 원촌마을, 사진 티팟 제공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집은 동네를 닮고 동네는 뒷산을 닮았다. 공간의 효율만 좇는 세상에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하지만 추억은 우리가 떠난 거기 산다. 디자인의 내일 역시 거기 있다.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이 간판을 보라. 영락없이 뒷산에 걸려 쉬는 흰구름들이다. 알 속의 새가 부리로 알을 연 것처럼, 글이 바닥판을 깨 하늘이 들고 난다. 모나지 않는 꼴과 인간적 척도를 존중한 크기와 색 등 글자 본연의 몸짓이 부드럽고도 힘차다. 빨래 널듯이 악다구니에 절은 간판의 관행을 하늘에 너니 이렇게 뽀송뽀송한 속살이 되살거늘 …. 그래서 허허로운 구름이 되었다. 좋은 간판은 그곳 사람까지 그려낸다. 이 간판주의 본업은 약사다. 농약 오용으로 쓰러지는 농부들 때문에 농약까지 다뤄야 했다. 그런 마음씨는 약국을 동네 사랑방으로 만든다. 해서 정유소까지 겸했다. 뒷산을 닮고 세상 사는 이야기까지 담는 이 간판은 우리 땅에서 가장 멋있는 우리 얼굴이라 할 만하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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