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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되겠습니다 / 최인호

등록 2008-06-19 17:50

언어예절
장차 무엇이 ‘되겠다’면 의지·추측을 실어 하는 말이다. 무엇이 이뤄지고, 바뀌고, 어떤 수준·지위에 오르고, 때가 오고 …처럼 ‘되다’는 ‘하다’에 버금가는 갖가지 쓰임을 보인다. 그러다 통상의 영역을 넘거나 군더더기(잉여 표현)로 쓰이는 사례도 생겼다.

△요금은 만원 되겠습니다. △다음은 서울역 되겠습니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질의 순서가 되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증인은 ○○당 측에서 신청한 증인이 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추가 질의할 기회가 되겠습니다. △여왕님 되겠습니다. △정답은 3번이 되겠습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되겠다. △믿는 의정 되겠습니다.

보기말들에서 서술마디 ‘만원 되겠습니다’ ‘서울역 되겠습니다’ ‘순서가 되겠습니다’ ‘증인이 되겠습니다’ …들은 그냥 ‘만원입니다·순서입니다·서울역입니다·증인입니다·기회입니다·여왕님입니다·3번입니다’로 써야 할 말이다. ‘믿는 의정 되겠습니다’는 ‘믿는 의정을 꾸리겠습니다’, ‘맑은 날씨가 되겠다’는 ‘날씨가 맑겠다’는 얘기다.

여기서 ‘되겠다·되겠습니다’를 씀으로써 말수, 곧 자릿수를 하나 더 늘리는 구실에다, ‘이다·입니다’가 ‘단정하는 말투’라면 이를 좀 무디게 하는 성금은 있겠다. -겠-이 상대를 배려할 때 끼워넣는 표지로 쓰이기도 하나, 여기서는 그것도 아니다. 이래저래 ‘말장난’ 수준인 이런 말투는 쓰기를 삼가야 할 터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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