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날씨 연출’ 인공강우 / 오철우

등록 2008-08-03 21:42수정 2008-08-04 01:37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유레카

19세기에 기우제나 주술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써서 인간이 직접 비를 내리게 하자는 꿈이 영글었다. 1869년 창간한 과학저널 <네이처>를 검색해 보니 ‘인공비’라는 말은 19세기 말 이미 과학기술계에 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1900년 12월13일치에서 한 과학자는 ‘인공비’라는 글을 통해 1890년대 미국에서 의회 승인까지 받아 대포와 폭발물을 이용해 진행된 여러 인공비 실험들을 거론하며 “낡은 신화와 무용한 실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엔 ‘큰 전투 뒤에 비가 온다’는 통설에 따라 폭발 굉음이나 화약 등이 비를 내리게 한다는 믿음이 퍼져 있었다.

1950년대 <네이처>엔 인공강우와 관련한 글들이 부쩍 늘었다. 앞서 1946년 빈센트 셰이퍼라는 과학자는 안개가 찬 냉장고에 드라이아이스 분말을 넣으면 작은 얼음결정들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면 눈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른 그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렸고 당시 구름은 눈송이로 변해 내렸다고 한다. 비로소 인공강우는 꿈이 아닌 과학기술의 영역 안으로 들어섰다.

인공강우의 원리는 ‘구름에 비 씨앗 만들기’다. 구름은 있지만 빗방울을 만드는 응결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자라지 못할 때 인공 ‘비 씨앗’를 뿌려 비를 내리게 한다는 것이다. 씨앗으론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 등이 쓰인다. 하지만 실질적 강우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최근 ‘인공강우 강국’인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기오염을 씻어내고 맑게 갠 개막일을 맞고자 미리 비를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라 한다. 기대가 높아지자 중국 기상당국은 지난 1일 “인공강우 조절기술이 아직 믿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한발 뺐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