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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뽐뿌와 지르다 / 김선철

등록 2008-09-02 18:44

외래어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과 언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 실생활에 밀접한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으면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손쉽게 시중의 최저가를 알아볼 수 있기에 소비자로서는 무척 편리한 여건이 된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반드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구매를 하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충동구매도 만만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이전 시대와 달리 지금은 남들이 무엇을 샀다고 소개·자랑하는 글에 끌려 구매하는 때가 있다. 유행하는 말로 큰맘 먹고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을 ‘지르다’라고 표현하며, 남한테서 구매를 권유받거나 내가 남의 구매 글을 읽고 충동을 느끼는 것을 ‘뽐뿌(질)를 당하다’라고 표현한다.

이때의 ‘뽐뿌’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듯이 영어 ‘펌프’(pump)가 어원이다. 이 말이 근래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 이제 입말로도 쓰이는 때가 꽤 있는데, 사실은 강원·경상·전라·충청 지역 등에서 ‘펌프’ 대신 써 왔으므로 외래어의 사투리라 할 수 있다. 영어가 어원이지만 일본 외래어 ‘폰푸’(ポンプ)가 들어와 꼴이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폰푸’가 ‘뽐뿌’로 변한 것은 일본어의 무성음이 때때로 우리에게 된소리로 들리며, 또 받침소리 ‘ン’이 뒤 자음의 소리 나는 위치를 닮는 현상에 말미암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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