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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까마귀 / 정호완

등록 2008-10-08 17:59

짐승이름
신라 아달라왕 4년, 연오랑과 세오녀는 동해 바닷가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연오는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임금이 된다.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간 세오녀는 연오가 벗어놓고 간 신발을 보고 그 바위에 오르니 그를 태운 바위는 일본으로 건너간다. 세오녀는 왕비가 된다.

이 무렵 신라에는 해와 달이 빛을 잃어 세상이 깜깜해진다. 임금은 사람을 시켜 일본으로 건너가 두 사람을 오라고 한다. 그러나 연오는 하늘 뜻을 따라서 와 임금이 되었으니 돌아갈 수가 없다고 답한다. 그 대신에 해와 달의 정기를 모아 세오가 짠 비단을 내주며 돌아가 이 비단을 제물 삼아 제단을 모으고 제사를 올리라고 이른다. 그대로 하였더니 해와 달이 빛을 되찾았다. 오늘날에도 영일의 석동 일월지(日月池)는 제사를 올렸던 곳.

옛말로 까마귀는 ‘가마괴’(능엄경언해)였다. ‘가마괴-가마귀-까마귀’로 바뀌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가마괴의 ‘-괴’를 ‘고이-고리’로 보아 ‘고리’를 새로 풀기도 한다. 그러나 -접미사 ‘이’가 붙어 된 짐승이나 새 이름이 많음을 고려하면, ‘가막’에 ‘-위’(이)가 붙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까마귀는 검다. 일본에서는 까마귀를 ‘가라스’라 이른다. 여기 ‘가라-구로’는 검은색을, ‘-스’는 새의 변이형으로 보는 풀이가 있다. 우리에게 까마귀는 별로지만 일본에서는 길조라 여긴다. 겉으론 웃으면서 속 검은 건 어인 일.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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