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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람이름] 덩어쇠 / 최범영

등록 2008-10-20 18:13

사람이름
임진왜란 때 궁궐이 거의 불탔다. 광해군 때 많은 궁궐이 다시 지어졌다. 창덕궁이 폐위된 단종과 연산군이 있었던 곳이라 하여 광해군은 매우 꺼렸다. 이에 경복궁 서쪽 인왕산 아래에 새로이 궁궐을 지으니 바로 인경궁이다. 1622년, 광해군은 인경궁을 지은 도편수 ‘이덩손’(李加應孫)을 만났다. “종묘와 궁궐을 지을 때 공로가 많았는데 이제 보니 많이 늙었구려. 당상관으로 벼슬을 올리고 군직을 주도록 하겠소” 하였다.

‘덩’(加應)이 든 이름에 ‘덩이·덩기·덩뇽이·덩복이·덩어리·덩어쇠·덩쇠·덩이쇠·덩지·덩지쇠’도 있다. 크게 뭉쳐서 이루어진 것은 ‘덩어리’, 작게 뭉쳐서 이루어진 것은 ‘덩이’라 한다. 두 말은 ‘골칫덩어리/골칫덩이·심술덩어리/심술덩이’처럼 이를 때도 쓰인다. 오랑캐 사람이름에 ‘덩거리’가 있는데 ‘덩어리’의 고장말에 해당한다.

‘덩지’는 ‘덩이/덩어리’의 부피, ‘덩치’는 몸집을 이른다. 사람이름 ‘덩지’는 ‘덩치’ 뜻으로 쓰인 듯하고 ‘덩지쇠’는 덩치가 있었던 모양이다. ‘덩어쇠’(加應於金)는 ‘덩어리’와 ‘쇠’가 더해진 ‘덩얼쇠’에서 ‘ㅅ’ 앞에서 ‘ㄹ’이 떨어져 나간 결과다. 요즘 제련된 쇠는 긴 판을 만들어 코일(롤)로 판다. 삼국 때는 가운데가 잘록한 쇠판(=철정=판상철부=덩이쇠) 여러 개를 한 덩어리로 묶어 팔았다. ‘덩어쇠·덩쇠’는 덩이쇠와 비슷한 말인 듯하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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