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논설위원
유레카
주요 8국(G8)의 인구는 지구촌의 14%에 불과하지만 세계 총생산의 65%와 군사 지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1975년 시작된 이들의 연례 정상회의는 올해 34회를 기록했다. 나름의 위상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애초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6개국(G6)으로 출발해 76년 캐나다(G7), 97년 러시아가 더해졌다(G8).
G7에 네덜란드·벨기에·스웨덴·스위스를 포함하면 G10이 된다. 62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일반차입협정(GAB)에 참여한 나라들로, 64년 스위스가 들어가 11개국이 됐음에도 G10으로 불린다. 이들은 국제수지 위기에 빠진 나라에 자금을 융통해 준다. 주요 20개국 정상이 지난달 국제 금융위기 해법 논의를 위해 모였다. 이른바 G20이다. G7과 유럽연합에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와 한국·아르헨티나·오스트레일리아·인도네시아·멕시코·사우디아라비아·남아공·터키가 포함된다. 이들은 세계 총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두뇌집단 구실을 하는 브루킹스연구소 등은 최근 새 국제협력체제의 중심으로 G16 창설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G8과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남아공 등 신흥(outreach) 5개국에다 지역 대표성을 위해 인도네시아·터키·이집트(또는 나이지리아)가 들어간다. 지구촌의 경제·정치·군사력을 대변하는 이들 나라에 의제와 방향 설정 기능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신흥 5개국은 2005년 G8 정상회의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는 남아공·멕시코 등보다 경제력이 큰데도 G16에 들지 못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중국·일본·러시아가 먼저 포함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우리에겐 부당해 보이지만, 적어도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이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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