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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삼위일체 불가능성 / 정남구

등록 2008-12-10 11:45수정 2008-12-10 11:46

정남구 기자
정남구 기자
유레카
한 나라 경제가 안정적으로 굴러가려면 환율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과거에는 기축통화인 달러에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일정 비율로 묶어두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한 나라들이 많았다.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려면 자국 화폐 가치가 안정될 수 있게 통화정책을 펴고, 나라살림을 건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언제든 바꿔줄 수 있게 외화(달러)를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경제상황이 나빠져 외국자본이 투자금을 빼가려 할 때 환율을 고평가 상태로 마냥 끌고가려다 외환보유액이 바닥나면 외환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자본시장을 개방한 나라에서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국제경제학 이론에 ‘삼위일체 불가능성 정리’라는 게 있다. ‘자본 이동의 자유화’와 ‘환율 안정’, ‘통화정책의 독립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는 한꺼번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뒤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을 사실상 완전히 개방했다. 이제 환율을 움직이려는 정부의 시도는 통화정책에 짐이 된다. 이런 충돌을 피하려고, 환율은 원칙적으로 시장에 맡기기로 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한 대담한 시도가 있었다. 정부는 출범 초 성장률을 높이자고 환율을 끌어올렸다. 환율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정부는 물가를 관리하는 한국은행더러 금리를 내리라고 닦달했다. 실제 물가가 크게 올라 여론이 들끓자, 이번에는 환율을 억지로 끌어내리려 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 강세 흐름을 거슬러 수백억 달러를 외환시장에 싸게 내다 팔았다. 허사였다. 당국의 실탄(달러) 부족이 드러나자, 환율은 곧추 상승했다.

경기후퇴 속도가 가팔라지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자면 금리를 내리는 게 옳다. 문제는 달러가 넉넉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금리를 큰 폭 내려도 외화 유동성에 악영향이 없다면야 무얼 망설이랴.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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