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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대통령의 소프트 파워 / 김지석

등록 2008-12-18 20:12

김지석 논설위원
김지석 논설위원
유레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얼굴에 신발을 던진 기자가 이라크인들의 영웅이 된 사건은 미국 대통령의 권력이 외국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이때의 권력은 소프트 파워(연성 권력)다. 미국 대통령의 하드 파워(경성 권력)는 여전히 강하다.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온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상대가 행동하도록 영향을 끼치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채찍·당근·매력이 그것이다. 군사력(폭력)이 뒷받침하는 채찍은 전쟁·압박외교·강제·봉쇄·제재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당근은 지원·뇌물·보호 등의 모습을 띤다. 이런 채찍과 당근이 합쳐져 하드 파워를 이룬다. 이에 비해 소프트 파워는 위협이나 거래 없이 상대가 나에게 협력하게 만드는 힘을 말한다. 여기에는 꾸준히 쌓은 공동가치·정당성, 의무감 등이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된다. 단순한 이해관계나 설득을 넘어서서, 상대가 나에게 느끼는 매력과 공감이 협력의 주된 동기가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소프트 파워를 어림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 우선 그의 말과 행동이 전파되는 범위와 강도를 본다. 그다음 그 말과 행동이 인정되는 범위와 강도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그 말과 행동을 재전파하는 범위와 강도를 따져본다. 단계마다 수치가 높을수록 그의 소프트 파워는 강력하다. 대통령은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모두 갖지만 민주화에 비례해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커진다. 반면, 하드 파워에만 기대는 대통령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 점에서 보면 부시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떨까.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만 봐도 소프트 파워 자산이 취약한 것은 분명하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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