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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새해 윤초 / 오철우

등록 2008-12-28 21:38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유레카
새해 첫날, 1초가 더 생긴다. 하루 단위가 되는 지구 자전의 속도가 미세하게 늦춰져 국제표준으로 쓰는 ‘원자시’와 실제 낮밤의 시간이 되는 ‘태양시’ 사이에 1초 가까운 차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이 정한 세계협정시에다 1초를 더해야 태양시에 맞출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지구자전국은 이런 시간차가 0.9초 이상 되면 지구 경도가 0인 곳(영국 그리니치천문대 근처)을 기준으로 6월30일 자정이나 12월31일 자정에 1초를 더하거나 빼도록 정해 놓았다. 이번엔 12월31일 자정에 윤초가 더해지니, 9시간 늦은 우리나라에선 새해 첫날 아침 8시59분59초와 9시0초 사이에 ‘8시59분60초’라는 이상한 시간이 생기게 된다.

이런 윤초 제도는 1972년 처음 도입됐다. 세슘 원자의 복사선이 91억9263만1770번을 진동하는 동안을 ‘1초’ 표준으로 정한 1967년 이래, 지구 자전 속도가 미세하게 변한다는 사실도 정밀 측정됐다. 해가 갈수록 원자시와 태양시의 차이가 쌓이자 1972년 윤초 제도가 생겼다. 1999년까지 32초가 더해졌고 2005년 다시 1초가 추가됐다. 3년 만에 1초가 또 더해지니, 지구 자전이 1972년 이래 34초 늦춰졌다고 말할 수 있다. 윤초 제도엔 이견도 있다. 윤초가 생길 때마다 표준시를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윤초를 오랫동안 모았다가 한꺼번에 ‘정산’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온다. 물론 그때그때 윤초를 정산하자는 쪽이 이미 굳어진 국제표준이자 대세다.

이 바쁜 세상에 윤초로 생긴 ‘1초의 여유’를 일상에서 느낄 수 있을까? 시간이란 게 사람이 정한 약속일 뿐임을 떠올리면 윤초라 해서 별스럽게 여길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일상의 시간에 ‘낯설게’ 끼어든 1초를 그냥 스쳐 보내기 아쉬운 마음도 든다. 1일 아침 8시59분60초에 짧디짧은 새해 소망이라도 담아 볼까?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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