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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딱따구리 / 정호완

등록 2008-12-31 19:51

짐승이름
“저 무슨 새가 우는고, 오색 단청 따쩌구리 녀련 묵은 고목나무/ 벌레하나 얻으려고 오르며 딱딱그르 내지며 딱딱그르 이리 한참”(새타령) “앞산의 딱따구리는 생나무 구멍도 뚫는데 우리 집 저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뚫어”(정선아리랑)

모두 딱따구리와 관련한 민요다. 노래에서와 같이 딱따구리를 ‘따쩌구리’ 더러는 한자어로 ‘탁목조’(啄木鳥)라 한다. 한자와 관련시켜 보면 새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곧고 날카로운 부리로 나무껍질에 구멍을 뚫어 벌레를 잡아먹고 그 구멍에서 새끼를 치기도 한다. 새타령에서는 이 새가 나무를 쫄 때 딱딱 소리가 난다. 그런 특징을 새의 이름으로 굳혀 쓴 것이다. 그래서 ‘따쩌구리’라 한다. 따쩌의 ‘쩌’는 딱따구리의 ‘따’가 입천장소리되기(구개음화)로 변해 굳어진 보기라 하면 좋을 것이다.

그 갈래로는 딱따구리붙이와 피큘렛붙이, 개미잡이붙이가 있다. 전세계에 사는데, 210여종에 이른다. 벌레를 잡아먹고 살지만 흔히 호두와 같은 견과, 옻나무 같은 나무열매를 즐겨 먹기도 한다. 새의 빛깔을 중심으로 하면 청딱따구리와 큰오색딱따구리로 가른다. 덮깃이나 머리 혹은 배가 검정이나 흰빛, 진홍빛이어서 보기에 아름답다. ‘딱딱’에 ‘울’과 ‘-이’가 붙어 이뤄진 이름이다. 세상도 어지러운데, 딱따구리는 요즘 어디서 울고 있을까.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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