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전략적 행동 / 김지석

등록 2009-01-04 22:09

김지석 논설위원
김지석 논설위원
유레카
상대가 나를 앞질러 나가려는 것을 인식하고 상대보다 앞서 나가려는 기술을 전략적 사고라고 한다. 전략적 사고에 따라 내려지는 결정이 전략적 결정이며, 이런 결정에 기준한 행동이 전략적 행동이다. 군사학·경제학·경영학·정치학·심리학 등에 널리 쓰이는 게임이론의 개념들이다.

적당한 비타협은 전략적 행동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신의 행동이 무조건적임을 인식시켜 상대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식탁에 있는 빵뿐만 아니라 내일 이후의 빵도 생각해야 한다. 무작정 비타협을 고집해서는 작은 전투에서 이기더라도 긴 싸움에서는 지기가 쉽다. 친구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친구가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전략적 행동에서는 항상 신뢰가 문제가 된다. 신뢰를 확보하려면 지속적이고 일정한 행동, 곧 실행의 확약이 필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실행 자체보다 실행에 이르기까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최선을 다했는지, 게임 관련자들이 이를 얼마나 인정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실행은 이런 노력이 다 무산된 이후 정당성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강자가 신뢰를 높이는 유력한 방법의 하나는 자신의 힘과 자유를 먼저 분명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그런 보기다. 강자가 아무 때나 힘에 기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약자는 치열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게임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국회 상황은 전략적 행동에서 한나라당의 실패를 잘 보여준다.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입법전쟁을 외치며 협상 여지를 극도로 좁혔다. 신뢰를 키우기보다 대결 위주로 나간 것이다. 이런 전략은 한번의 싸움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한나라당 행태는 정당성은 물론이고 게임이론으로 보더라도 낙제점이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