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제비 / 정호완

등록 2009-01-14 18:23

짐승이름
“신라 때 원(院·안동 제비원·역참 추정)에서 일을 하던 어여쁜 아가씨 연(燕)은 저승에 갔다 되돌아온 ‘김씨 총각’한테서 큰 재물을 얻어 제비원 석불은 물론이고 큰 법당을 짓게 되었다. 법당을 완성하게 된 마지막 날이었다. 마무리를 하던 기와 기술자가 발을 잘못 디디어 지붕에서 떨어지고 만다. 기술자의 몸은 산산조각이 나더니 그의 영혼이 제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라 갔다. 이로 하여 절의 이름을 연비원불사 혹은 연미사(燕尾寺)라 하였다.”(안동 전설)

여기서 제비는 사람의 영혼·화신을 나타낸다. <흥부전>에서도 그렇거니와 제비는 행운을 상징하고, 성공과 번영, 상서로움을 드러내는 새로 여긴다. 더러는 부부 사이의 다정함을 나타기도 한다. 길조다. 유부녀를 호리는 춤꾼을 일컫는 것은 최근 들어서다.

제비의 옛말은 ‘져비’다. 뒤로 오면서 제비가 된다. 만주말로는 ‘치빈’인데 치빈의 ‘빈’에서 ‘ㄴ’ 첨가를 고려하면 ‘치비-지비’의 대응이 됨을 알겠다. 한편, 제비의 옛말 ‘져비’는 소리를 흉내 낸 ‘졉’에 사물이나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가 붙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제비 우짖는 소리 ‘지지배배’는 ‘졉졉비비’에서 비롯한다는 얘기다. 짐승 이름 가운데는 소리나 모양을 따서 이름으로 삼은 것들이 적잖아 설득력이 있다. 지구 온난화가 장차 제비들한테는 어떤 영향을 주나?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