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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찌찌 / 김선철

등록 2009-01-20 18:19

외래어
멀리 중동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 침공으로 벌어진 참혹한 전쟁이 휴전 국면에 들어간다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싸움을 멈추라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무엇보다 민간인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걸음마도 못할 것 같은 갓난아이마저 다쳐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 터이다.

‘맘마’, ‘쉬’, ‘응가’ 등 말을 막 배우는 젖먹이가 쓰는 말이나 젖먹이에게 어른들이 쓰는 말을 젖먹이말, 곧 유아어(乳兒語)라고 한다. 국어의 유아어에는 언어학적인 연구나 사전적인 기술이 잘 돼 있지 않은 부분이지만, 우선 지역적 차이가 꽤 있어 보인다.

엄마 젖을 일컫는 말에서, 전국에서 ‘찌찌·쭈쭈’ 정도가 발견된다. 서울·경기를 비롯해 강원·경상·충청 쪽은 ‘찌찌’라고 한다. 전라 쪽은 ‘쭈쭈’, 충남은 ‘쭈쭈·찌찌’를 함께 쓴다. ‘찌찌’는 전라도에서 더러운 것을 가리키는 표준어권의 ‘지지’에 해당한다.

전라 쪽 ‘쭈쭈’는 아기가 젖을 빨 때 나는 소리를 본따 생긴 말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찌찌’는 ‘쭈쭈’와 같은 시늉말로 보이지는 않고, ‘젖’을 가리키는 일본말 ‘지지’(ちち)와 꼴이 비슷하다. 그래선지 ‘찌찌’가 일본에서 온 말로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말이 그쪽으로 건너간 것인지, 그쪽 말이 우리에게 넘어온 것인지, 아니면 서로 무관하게 생긴 말인지 확실하지 않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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