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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찌르레기 / 정호완

등록 2009-01-21 18:02

짐승이름
“어느 날 창운은 남쪽의 병후가 표식 가락지를 끼워서 날린 쇠찌르레기를 발견하게 된다. 원 박사는 여기에서 자신이 기른 쇠찌르레기가 온 강토에 서식하게 되었다는 점, 남한에 간 아들이 자신과 같이 쇠찌르레기에 깊은 애착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 학자로서의 큰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 ‘이 녀석아! 왜 가락지에 몇 자 적어서 안서로 띄우지 못했느냐. 그러면 못 쓴다더냐. 아이 적 홍역을 앓으면서 이 에미의 속을 지지리도 태우더니 다 자란 지금에도 …….’”(림종상 ‘찌르레기’에서)

찌르레기는 여름새다. 철 되면 날아드는 찌르레기를 보며 아들을 생각하는 어버이의 마음. 쪽지 한 자라도 찌르레기 편에 보내련만. 그리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찌르레기가 ‘키릿, 키리릿’ … 울면 새끼나 짝을 찾는 소리고, ‘키, 키, 키 …’ 하며 날카롭게 울면 주위를 경계하라는 소리란다. 나무 구멍이나 처마 밑 틈새, 돌담 어디서나 둥지를 튼다. 동북아에 널리 흩어져 사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더러는 남부지방에서 겨울을 나기도 한다.

뭔가 찌르듯이 생겨 먹잇감을 얻는 모양을 보아 ‘찌르다’〔刺〕의 ‘찌르-’에 접미사 ‘-에기’를 붙여 부르게 된 이름이다. ‘-레기’는 ‘-에기’에 ‘ㄹ’이 덧붙어 ‘-레기’로 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 따라 ‘찌르르’ 우는 소리를 내는 ‘베짱이’를 달리 일컫는 이름으로도 쓰인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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