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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엘레지 / 김선철

등록 2009-02-17 17:59

외래어
1950년대 말에 등장해 서민의 애환을 주로 노래하여 사랑을 받은 한 원로 가수가 무대에 선 지 50년이 지났다고 한다. 주로 부른 노래의 서글픈 곡조와 가사 때문에 그분의 별명이 ‘엘레지의 여왕’인데, 이런 별명이 붙고서 같은 제목의 자전적 영화가 만들어져 67년에 상영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역시 같은 제목의 노래가 이 영화의 주제가로 쓰였다.

‘엘레지’는 프랑스말 elegie의 우리식 표기다. 기록을 보면 60년대와 70년대 사이에 이 말을 넣은 가요 제목과 가사가 꽤 유행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당시의 표기는 지금과 달리 ‘엘리지’도 쓰였다. 나름대로 영어 elegy에 더욱 가깝게 표기하려고 했던 때문인 듯하다. 그렇지만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면 영어 elegy는 발음에 따라 ‘엘러지’라고 적는다. 물론 프랑스말을 받아서 이미 ‘엘레지’라고 쓰고 있으므로 굳이 영어식 ‘엘러지’를 쓸 일은 없어 보인다. 이렇듯 예전과 지금의 표기가 다른 외래어나 외국어가 꽤 많다.

‘엘레지’는 비가(悲歌), 또는 애가(哀歌)로 번역되는데, 원래는 ‘슬픔의 시’, ‘애도의 시’를 뜻하였으나 서양에서 18세기 무렵부터 슬픔을 담아내거나 나타내는 악곡의 제목으로 많이 쓰이기 시작하였다. 헨델의 <이스라엘인의 비가>, 마스네의 <세 여신의 비가>, 포레의 <엘레지> 등이 유명하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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