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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통신 / 김종철

등록 2009-03-10 18:46수정 2009-03-10 21:24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1876년 벨에 의해 전화기가 세상에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전화 상대방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얼굴을 마주 볼 때 하는 인사말은 많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전화기 저쪽의 상대방에게 건넬 말이 당시에는 없었다. 벨은 처음에 ‘아호이!(Ahoy) 아호이!’라는 말을 썼다. 뱃사람들이 ‘으이!’ 하고 소리치는 말로, 듣는 이에게 다소 무례하게 느껴졌다.

전화용 새 단어를 내놓은 사람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었다. 탄소 저항을 이용한 송화기를 개발하는 등 벨의 전화기를 대폭 개선한 그는 아호이보다 잘 들리면서도 예의 있는 말을 찾았다. 1877년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시에서 전화 사업을 시작하려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에디슨은 “헬로(Hello)는 10~20피트 떨어져서도 잘 들린다”며 ‘헬로’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헬로는 마크 트웨인의 1872년 글에 처음 등장했지만, 에디슨 이전에는 거의 쓰지 않던 말이다. 사냥개를 부르거나 나룻배 사공을 부를 때 사용했던 ‘할루’(Halloo)가 헬로의 어원이다. 1877년 녹음기 원리를 실험할 때 에디슨도 마이크에 ‘할루! 할루!’라고 소리쳤다. 할루보다 조용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헬로는 전화 교환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급속히 퍼져나갔으며, 일상 인사말로도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여보세요’는 ‘여기+보오’에서 유래했다. 언제부터 사용됐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1902년 3월 한성전화소가 가입자 5명을 대상으로 첫 전화 업무를 시작했을 즈음부터 쓰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미 키리졸브 훈련을 비난하면서 북한이 남북 군사통신선까지 끊었다. 남쪽이 부르는 “여보세요!”는 빈 메아리로 떠돌 뿐이다. 새 전화 인사말이 필요하지는 않을 테니 같은 말로 호응만 하면 된다. 통신 재개는 이를수록 좋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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