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말
‘언지예’는 ‘언지(언제)’와 들을이를 높이는 토 ‘-예’가 합친 말로, ‘아니요’를 나타내는 경상도 쪽 고장말이다. ‘언지예’는 손아랫사람이 손윗사람에게 사실을 부정할 때만 쓰이며, 높임을 나타내는 ‘-예’를 뺀 ‘언지’가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에게 부정의 뜻을 전달하는 말로는 쓰이지 않는다. “담배 태우시지요. 언지예! 제도 담배 있심더. 사내는 내가 내민 은하수 갑을 극구 사양하며 ….”(<우묵배미의 사랑> 박영한)
‘언지예’를 표준어로 댄다면 ‘언제요’다. 표준말 ‘언제요’는 반어적인 물음 형태로 쓰여 간접적인 부정을 나타내지만, ‘언지예’는 ‘아니요’와 직접 대응하는 고장말이다. ‘언지예’는 ‘언제예·은제예·은지예’와 같은 형태로도 쓰인다. “애인은커녕 가족도 없다고 했잖아요 …. 언제요? 조금선 선생한테 그랬다면서요?”(<지붕> 최창학) “? … 그놈들이 설창에 나타났다, 그 말인가? 어, 언제예. 그기 아니고 말임더.”(<불의 제전> 김원일) “자네가 내 해 갖고 갖는가? 은지예, 안 갖고 갔심니더.”
‘언지예’와 또다른 고장말은 ‘어데예’인데, 그 쓰임이 ‘언지예’와 같다. “고소 같은 건 하실 생각은 없으시구요? 하고 나는 넌지시 떠보았다. 사내가 펄쩍 뛰는 시늉이었다. 어데예. 지는 혼인신고도 안 하고 사는 처지라 고소 겉은 거는 생각도 못함미더. 고소가 뭡니꺼. …”(<우묵배미의 사랑> 박영한)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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