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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람이름] 살망졍이 / 최범영

등록 2009-04-13 18:25

사람이름
전라 좌수영의 ‘김개동·이언세’ 등은 손죽도 싸움에서 왜노(倭奴)에게 붙잡혀 남번국(마카오 일대)에 팔려 갔다가 중국으로 도망쳤다. 1588년, 김개동이 이르기를 “沙火同(사화동)이란 사람이 있는데 왜노에게 붙잡혀 가 온갖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가 있는 오도에는 사로잡아 온 사람이 수도 없고 배도 500여척이나 됩니다” 하였다. 沙火同/沙乙火同(사을화동)은 ‘살블동이’인 듯하다.

1596년, 왜에 붙잡혀 갔다 도망쳐 온 ‘길갓티’가 이르기를 “관백(도요토미)은 62∼63살로 몸이 가냘파 별로 용맹하거나 건실하지도 않은데 중원을 쳐들어간다며 정예 병사를 뽑고 무기·배·화약을 만들어 군사훈련을 일삼는데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하였다.

‘살’이 든 이름에 ‘살마·살사·살부리·살턱아기·살망졍이’도 있다. 1728년, 역적 미구의 가족은 모두 노비가 되었다. 손녀 ‘큰아기’·손자 ‘살턱아기’가 있다. 1759년, 형조판서 신회가, 평양 사는 김탁이 이현보를 죽인 일에 대해 임금께 아뢰었다. 김탁을 ‘살망졍이’와 대질시키니 대꾸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아 김탁이 주범이고 살망졍이는 곁에서 지켜보았을 뿐이라고 민백상이 아뢰었다. 하필이면 고운 이름 두고 ‘살망졍’일까? 비록 곤궁하게 살망정 살블동이처럼 민족 반역하며 살진 않겠다는 다짐이었을까?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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