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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플래카드 / 김선철

등록 2009-04-14 22:16

외래어
천에 광고 문구나 구호, 선거 후보자 이름과 번호 같은 것을 적어 사람들이 잘 다니는 곳에 걸어 놓는 것을 ‘플래카드’라 한다. 주로 가로로 매다는데, 대개 가로수 사이나 관공서에서 정한 전용 장소에 허가를 얻어 설치한다. 건물 외벽에 세로로 달기도 한다.

말의 꼴로 보아 이것이 ‘카드’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이는 어원적으로 ‘붙이다’라는 뜻의 중세 프랑스말 ‘plaquer’에서 나왔으며, 거기에서 파생된 이름씨 ‘placard’가 영어로 들어가서 ‘플래카드’로 발음되었고, 그것이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영어에서는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게시물을 모두 플래카드라 이르므로 우리가 원래보다 좁은 뜻으로 쓰고 있다.

‘프랑카드’ 또는 ‘플랜카드’, ‘플랭카드’로 적는 경우가 있는데, ‘프랑카드’는 프랑스말 냄새가 나는 표기로서, 이 말의 어원이 프랑스말이란 것이 우연히 드러나는 듯하여 재미있다. ‘플랜카드’나 ‘플랭카드’는 ‘라’ 대신 ‘래’를 써서 프랑스말이 아닌 미국 영어 냄새를 풍기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플래카드는 우리말로 ‘현수막’(懸垂幕) 또는 펼침막이다. 그런데 현수막은 세로로 길게 드리운 게시물을 뜻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걸 수 있는 플래카드와는 맞지 않는 면이 있다. 하지만 기능이 같다는 기준에서 서로 같은 말로 생각할 수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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