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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짐승이름] 다람쥐 / 정호완

등록 2009-04-29 18:24

짐승이름
“흥, 이곳 산골에서 왕 노릇을 하는 호랑이야. 내 말을 잘 듣고 나와 친구가 되어 준다고 약속하면 살려 주지.” “그래, 좋다. 날 살려주면 무슨 말이든지 잘 들어줄게. 제발 ….” “그럼 약속은 꼭 지키는 거지?” “그렇고말고.” 다람쥐는 날카로운 이빨로 그물망을 씹고 또 씹어서 줄을 끊었다. 마침내 호랑이는 그물에서 벗어나 살게 되었다.(‘다람쥐와 호랑이’ 동화에서)

힘센 호랑이가 보잘것없는 다람쥐에게 애원을 하고 다람쥐는 그물을 쏠아서 호랑이를 위험에서 건져 준다. 약속대로 호랑이는 끝까지 다람쥐와 좋은 친구가 되고 오래도록 사이좋게 지내게 되었다는 사연이다.

다람쥐의 옛말은 CS쥐(한청문감)였다. 방언에서는 다라미라고도 한다. 높은 나무에 기어오르고 내리는 일이라면 으뜸이다. 잘 달아나고 달리는 특성으로 붙여진 이름일 터. 꼬리 길이가 몸통 길이만큼이나 되고 가벼워 나무의 가지에서 가지로 건너뛰고 달아남이 거의 새와 같다. 다람쥐는 <서동지전>에서 부자인 서대주를 백호산군에게 무고하였다가 들통이 나 벌을 받게 되었으나 서대주의 간청으로 겨우 풀려난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람쥐는 부지런하여 잣이나 밤, 호두 같은 먹잇감을 물어다 갈무리를 하여 겨울 준비를 한다. 너무나 잘 돌아다니기에 그런 좋지 않은 인상으로 각인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만일 달려야 할 다라미가 달리지 않는다면 그답지 못할 것이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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