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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랑

등록 2005-05-19 18:38수정 2006-02-21 18:33

계절의 여왕인 오월은 ‘사랑의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잇따르고, 따스한 햇살과 화사한 꽃들도 마음을 열게 한다. 올해는 마침 부처님 오신날까지 한가운데 있었다.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1949~)는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헌신(commitment)으로 사랑의 여러 유형을 설명한다. 이 가운데 하나만으로는 우애까지는 갈 수 있으나 사랑이 되지는 못한다. 친밀감이 열정과 합쳐지면 가슴 뛰는 낭만적 사랑을 이루고, 친밀감과 헌신이 만나면 동반자적 사랑으로 발전한다. 열정과 헌신이 결합하면 맹목적인 사랑, 큰 상처를 남기는 돌풍 같은 사랑이 되기 쉽다. 물론 셋 다 골고루 있으면 가장 좋다. 사람들은 이것을 완전한 사랑이라고 한다.

완전한 모든 것이 그렇듯이, 완전한 사랑도 쉽지 않다. 어느 날 돌아보면 열정이 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거나 상대가 낯설게 느껴진다. 정서는 메마르고 서로에 대한 의무만이 남아 ‘이것도 사랑인가’ 하고 의심하기도 한다. 연인뿐만 아니라 한집에 사는 부부와 부모 자식 사이도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친밀감이다. 친밀감이 유지되면 사랑을 복원하는 것도 그만큼 쉽다. 옛 사람들이 ‘부자 유친’을 강조한 데는 오랜 지혜가 담겨 있다.

최근 시험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여러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과연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솔직하게 털어놨을까. 여기서도 핵심은 친밀감이다. 수험생 학부모를 겨냥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자녀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충고가 나온다. 섣부르게 성적이나 생활태도를 이유로 자녀를 나무라려 하지 말고, 먼저 마음 깊이 수용하라는 것이다. 친밀감은 그렇게 해서 자란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일도 만만찮은 게 우리 시대다.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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