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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스킨십 / 김선철

등록 2009-05-05 18:49

외래어
요즘 공공장소에서 젊은 남녀들의 애정 표현이 너무 심하다는 분들이 많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어서, 서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손잡기에서 농도 짙은 애무에 이르기까지 남녀간의 신체적인 애정 표현을 방송 출연자들이 ‘스킨십’(skinship)이라고 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스킨십’이 영어 낱말로 이루어져 영어에서 온 말로 여길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그 유래를 일본의 한 백과사전에서 밝히고 있는데, 1953년에 열린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 세미나에서 미국 여성이 우연히 만들어 낸 것을 어떤 일본인이 일본에 소개하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는 아기가 정서 발달을 위해 부모와 신체 접촉하는 일을 뜻했는데, 우리에게는 의미가 바뀌어서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 모든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신체 접촉을 일컫게 되었다. 요즘은 일본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폭넓게 쓰고 있다고 한다.

간혹 ‘스킨쉽’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 영어의 말소리 [∫i]는 예외 없이 ‘시’로 적게 되어 있으므로 ‘스킨십’이 올바른 표기다. 또한 이것을 다듬은 말로 ‘피부 교감’, ‘피부 접촉’, ‘살갗 닿기’가 있는데, 정서를 나눈다는 의미가 배어 있는 ‘피부 교감’이 현상만을 표현하는 다른 말보다 더 바람직해 보인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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