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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제트(Z) / 김선철

등록 2009-06-02 18:47

외래어
세계 최대의 세력을 구가하고 있는 문자는 단연 로마자다. 영어를 비롯한 많은 서유럽 언어들이 로마자로 표기되고, 영어가 또한 세계의 공용어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자를 이루는 낱자는 26개 정도로, 언어마다 각각 불리는 이름이 있다. 우리는 대개 영어식 이름을 사용한다. 그런데 다른 것과 달리 영어식이 아닌 특이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제트’(Z)이다. 미국 영어를 제외한 다른 영어권에서 이것의 이름은 ‘제드’([ze:d])이며, 미국 영어에서는 ‘지’([zi:])라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트’는 ‘젯토’(ゼット)라고 이르는 일본어에서 건너왔을 가능성이 높다. 언제 들어왔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197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던 <태권브이>라는 로봇 만화영화와 비교되는 일본의 <마징가제트>를 통해서 ‘제트’가 더 굳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제드’와 닮지 않은 ‘젯토’라고 할까. 네덜란드어로 ‘Z’를 바로 ‘제트’(zet)라고 이르므로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 문물을 접하게 해준 네덜란드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물론 루마니아 말이나 체코 말로도 ‘제트’이나, 이들 언어가 일본어로 들어갔을 것 같지는 않다.

‘Z’의 이름은 그리스 말 ‘제타’(zeta)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 말 ‘체타’(zeta), 에스파냐 말 ‘세타’(zeta), 프랑스 말 ‘제드’(z<00E8>de), 독일 말 ‘체트’(zet), 덴마크 말 ‘세트’(zæt), 스웨덴 말 ‘세타’(s<00E4>ta), 포르투갈 말 ‘제’(z<00EA>) 등을 낳았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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