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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종교 / 최인호

등록 2009-06-11 21:51

무얼 믿느냐거나 믿는 종교가 있느냐고 묻는다.

이력서나 생활기록부 등에도 종교를 묻는 칸이 따로 있기도 하다. 궁금하기도 할 터이나 대답하기 어려운 쪽도 많다.

단골·절·교회에서는 이승에 더하여 저승을 아우르는 얘기를 한다. 이승도 다 알기 어렵지만 저승 세계는 더욱 알기 어려우므로 통상적인 믿음의 대상이 되기는 어려운 영역이다. 그런데도 믿는 사람이 많다. 두려움 탓이라고 말들을 한다.

종교 따라 꾸미고 다듬은 정도가 다를 뿐 규모가 큰 종교나 덜 다듬어진 전통 무속 또는 미신이라고 하여 믿음의 대상이나 저세상 얘기에서 별다를 게 없을 성싶다.

종교의 힘은 이승에서 더 큰 작용을 한다. 자비와 평화와 무욕을 가르치고, 악행을 다스리고 마음을 씻게 하는 점에서 그렇다. 복을 빌고 죄를 뉘우치는 행위도 좋은 정성이요 가르침이다. 다만, 다른 믿음을 내치고 영역 싸움을 벌이는 짓은 사회에서 악덕으로 작용한다.

전날, 아이를 단골무당한테 팔 때가 있었다. 그렇게 단골에 이름을 올리면, 치성을 대신 드리거나 굿을 하여 명과 복을 빌고 액화를 삭여준다고 믿었던 것이다. 종교는 평안을 파는 장사다. 마음을 맡기고 믿어서 평안을 얻는다면 그러지 못하는 사람에게 비할 바가 아니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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