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화이바 / 김선철

등록 2009-06-16 21:05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머리를 추위나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모자나 ‘헬멧’(helmet)을 쓴다. 헬멧은 주로 군인이나 야구선수, 광산과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쓰며,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전에는 헬멧을 쇠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총알과 포탄을 피해야 하는 군인들은 무거운 철모를 썼고, 공사장에서는 그보다는 덜 튼튼한 플라스틱 안전모를 썼다. 그러나 요즘은 가벼우면서도 강한 탄소섬유가 헬멧의 주재료로 사용된다. 이런 헬멧을 일각에서는 ‘화이바’로 일컫기도 한다.

‘화이바’는 ‘파이버’(fiber)를 달리 이르는 표현으로, 원래 영어에서는 섬유나 섬유질, 섬유질 식품을 뜻한다. 그러다가 탄소섬유 헬멧을 뜻하는 ‘카본 파이버 헬멧’(carbon fiber helmet)과 같은 긴 말이 앞뒤가 잘려 ‘파이버’만 남게 되었다. 그러다 뜻이 넓어져서 예전의 철모마저 ‘화이바’라 하기도 한다.

특정 식품의 상표명으로 쓰이는 ‘화이바’는 대개 식이섬유를 뜻한다. 또 건설이나 건축 재료로 유리섬유가 많이 활용되는데, 이는 ‘글라스 파이버’(glass fiber)가 원말이기 때문에 이를 취급하는 회사 이름에 ‘화이바’가 들어가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광통신용 광섬유(optical fiber, 옵티컬 파이버)를 취급하는 회사 이름에는 ‘화이바’ 대신 주로 ‘파이버’가 쓰인다. 어원이 같은 외래어가 가리키는 뜻에 따라 다른 꼴로 쓰이는 것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