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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돌림꾼 / 최인호

등록 2009-06-25 22:35

언어예절
잘못을 저질렀다면 동네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게 된다. 그게 아닐 때가 문제다.

따돌리지 않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어렵지만 착하고 못나게 사는 일일 터이다. 그 정도라면 따돌림을 당해도 아마 참고 견디며 웃어넘길 수도 있겠다. 그래도 안 되면 힘겹지만 떼거리에 맞서는 수밖에 없다. 힘센 쪽은 작은 불이익도 참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이른바 권력과 언론이 어떻게 한통속이 되어 왕따짓을 하는지를 밝히는 것도 한 방편이겠다. 도덕과 인간을 돌보지 못하게 하는 게 이익이다. 이익 앞에서 상대는 적이다. 적에게 이롭다면 나한텐 해롭다는 식이다.

이익 아닌 도덕을 택하기는 쉽지 않은데, 겸양과 헤아림에 생존이란 명분이 더해지면 큰 힘이 생긴다. 살아남는 일에서 수고로움을 따지는 것은 사치다. 비슷한 돌림쟁이 돌림꾼들이 뭉치는 것도 한 방편이겠다. 같이 대거리하고 맞서는 수단이 생긴다. 칼에는 칼, 법에는 법으로 갋는 데 손가락질할 사람은 없다.

 저마다 한울·한얼·부처 경지라면 모르되 돌림말을 상대하는 데는 역시 말글이 제격이다. 말글로 온전히 담아내기는 어렵지만 그보다 나은 방편도 드물다. 말 없는 따돌림이 더 무섭고 무시는 이보다 더하지만, 이를 풀고 이기는 데도 좋은 말글을 두고 달리 뭐가 있겠는가. <끝>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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