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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요즘 날씨 / 김지석

등록 2009-07-02 21:25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우리 선조들은 가뭄보다 장마를 더 두려워했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 ‘칠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달 장마에는 못 산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가뭄은 농사 피해에 그치지만 심한 장마는 모든 것을 쓸어가버린다는 뜻이다. ‘구년지수(九年之水)에 해 바라듯’이라는 말에도 장마를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마음이 잘 드러난다. 그런가 하면 ‘오뉴월 장마는 개똥장마’라는 표현도 있다. 거름이 되는 개똥처럼 장마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장마가 이어지면서 날씨가 연일 후텁지근하다. 그러면서도 때와 장소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한강 부근에서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사대문 안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적잖다. ‘여름비는 소 잔등을 가른다’, ‘오뉴월 소나기는 지척이 천리다’ 등의 속담이 새삼 실감난다. 소의 잔등도 비를 맞는 부분과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소나기의 국지성이 강한 것은 물론, 밤새 비가 내리다가도 낮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햇볕이 마구 내리쬔다.

공기 중에서 일어나는 개별 대기현상 또는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대기 상태를 기상(weather)이라 한다. 이런 현상을 장기간 평균 상태로 종합한 게 기후(climate)다. 곧, 대기 현상에 대한 접근이 개별적이면 기상이고 종합적이면 기후다. ‘이상기후 시 감속운행’이란 표지판은 기상을 기후로 잘못 쓴 것이다. 보통 말하는 날씨 역시 기상을 가리킨다. 기상과 기후는 특수와 보편, 정보와 지식의 차이와 비슷한 점이 있다. 1㎝에서 100m 사이의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 연구를 미기후학, 10m~10㎞인 경우를 국지기후학이라고 한다. 날씨에도 민주주의가 진행되는 탓인지, 특수성이 강한 미기후·국지기후가 대기후(200㎞ 이상)나 중기후(1~200㎞)보다 갈수록 더 생활에 중요해지는 듯하다.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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