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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바람직안해 / 우재욱

등록 2009-07-16 18:22

‘아니하다’는 ‘아니(부사)+하다(동사)’로 이루어진 말이지만, 두 말이 녹아서 하나의 단어로 쓰인다. 이 말을 줄이면 ‘안하다’로, 더 줄이면 ‘않다’로 될 것 같은데, ‘안하다’는 하나의 단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안’은 부사이고 ‘하다’는 동사로서 띄어 써야 한다. 그러니까 ‘아니하다’의 준말은 ‘않다’ 하나만 인정한다. ‘아니하다’는 준말 ‘않다’와 함께 동사나 형용사의 어미 ‘-지’와 어울려 보조용언으로 많이 쓰인다. ‘밥을 먹지 아니한다’에서는 조동사, ‘날씨가 덥지 않다’에서는 보조형용사다.

‘아소 독주 바람직안해’.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 경선을 다룬 신문 기사 제목이다. 그런데 ‘바람직안하다’란 말은 없다. 아마도 ‘바람직하지 아니해’를 이렇게 줄였을 것이다. ‘바람직하지’에서 접미사 ‘-하지’를 잘라버리고 어근 ‘바람직’에다 보조형용사 ‘아니해’를 이은 형태로 보면 되겠다. 접미사 ‘-하지’를 잘라버린 건 용인될 수도 있을 것이다. 편집상의 제약 때문에 어떻게든 짧게 줄여야 하는 신문 기사의 제목이니 축약 자체를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하다’의 준말로 인정하지 않는 ‘안하다’를 쓴 것은 어긋났다고 하겠다. ‘안해’는 ‘안하다’의 활용형이지, ‘아니하다’의 활용형은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띄어 써서 ‘바람직 아니해’로 하든지, 한 자라도 더 줄여야 한다면 ‘바람직 않아’로 써야 반듯하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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