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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람이름] 눈사리 / 최범영

등록 2009-07-27 18:30

중종 22년(1527년), 남평에 있는 절의 머슴 ‘눈쇠’(目隱金)가 ‘꽃계집’(花妻) ‘복덕이’를 때려죽였다. 조선 때 ‘죽을죄인’에게 마지막 판결을 내리기 전에 임금께 결재(계문)를 올리던 제도가 있었는데 이를 ‘계복’이라고 한다. 계복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지며 추분이 지나 시월에 행하였다. 대신과 육조판서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들은 뒤 임금이 최종 판결을 내렸다.

눈은 빛을 받아 물체를 보는 기관이다. 더해진 뜻에 시력, 사물을 보는 태도, 눈금도 이르고, 그물코 사이 구멍, 가죽신의 코와 뒤울의 꾸밈새, 바둑판 줄이 만나는 곳도 눈이라고 한다. 풀이나 나무에서 돋아나는 꽃눈·잎눈도 있다. 이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더해진다. ‘눈’(目隱/目/雪)이 든 이름에 ‘눈이·눈가이/눈개·눈동이·눈비·눈사리·눈쇠·눈졀이·눈지·눈이·왕눈이’가 있다. 눈이 크거나 내리는 눈처럼 하얘서 붙인 이름일까? 눈살은 눈썹 사이 잡히는 주름이다. ‘눈사리’(雪沙里)는 눈이 오면 아주 나가 살았나 보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 했던가? 감동을 받았을 때도 눈물이 난다. 감동 없는 사회는 사막이다. 겁 많은 왕눈이, 눈이 고운 눈졀이를 비롯해 모두가 서로 감동인 사회, 조금 덜 먹고살아도 먹은 게 모두 살로 가는 사회, 하여 사람들의 눈이 맑게 빛나는 사회는 참으로 살맛나는 세상이리라.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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