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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 꼽다시 / 이길재

등록 2009-09-06 18:11

“꼽다시 독 안에 든 쥐 꼴 아닝가베.”(<노을> 김원일)

여기에서 ‘꼽다시’는 ‘고스란히’에 대응하는 경상도 고장말이다. ‘꼽다시’와 그 형태가 비슷한 고장말로는 ‘꼽다라시’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축나거나 변함이 없이 그대로 온전하다는 의미를 갖는 ‘곱다랗다’의 어간 ‘곱다랗-’과 부사를 만드는 ‘-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따라서 ‘꼽다라시’는 ‘곱다랗이>곱다라시>꼽다라시’와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겪은 고장말이다. 여기에서 ‘꼽다시’가 ‘꼽다라시’가 줄어서 된 말임을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부인이 생선 행상을 안 한다면 꼽다시 굶어죽을 위인이었다.”(<장렬한 화염> 윤정규) “고래 놓이까네, 마 꼽다라시 시아바씨가 누명을 덮어썼어.”(<한국구비문학대계> 경남편)

‘꼽다시’와 더불어 ‘고스란히’에 대응하는 전형적인 고장말은 ‘소롯이’이다. ‘소롯이’는 예전에 쓰였거나, 혹은 아직 조사되지 않은 고장말로 추정되는 ‘소롯하다’의 어근 ‘소롯-’과 ‘-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소롯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다는 뜻을 갖는 ‘오롯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고장말이었을 것이다. “천 냥을 갖다가 소롯이 써 삐리 논께네 집에 가 뭐라고 말하꼬?”(위 책) “어느 순간 먼지가 소롯이 가라앉고 소란은 흐지부지되어 있다.”(<마이너리그> 은희경)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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