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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긴장하다와 식반찬 / 전수태

등록 2009-09-21 17:58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18일에 세상을 떠나셨다. 타계한 대통령을 특별히 생각하게 되는 것은 2000년 6월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건넨 인사말 두 마디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6월13일 제1차 정상회담이 오후 3시에 있었는데, 이때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한 첫인사는 “오늘 아침부터 너무 긴장하지 않습니까?”였다.

‘긴장하다’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선 학생의 심정으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긴장하다’가 어떤 일을 위한 여건이나 환경이 어려울 때 쓰는 말이다. “전력 생산이 긴장하여 공장을 돌리기 어렵다”가 그 예이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일정이 너무 빠듯하여 힘들지 않으냐는 인사를 한 셈이다. 그 뒤 김 위원장은 “식반찬이 어땠느냐?”고 인사를 했는데, 이는 음식이 대체로 입에 맞았는지를 물은 것이다.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한 음식은 ‘온반’과 ‘륙륙날개탕’이었다. ‘온반’은 ‘여러 가지를 곁들인 밥에 고기 국물을 부은 것’이었고, ‘륙륙날개탕’은 ‘메추리 고기로 만든 탕의 일종’으로 6월13일이 아닌 6월12일에 회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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