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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사성어다듬기] 범탄 힘발(기호지세) / 정재도

등록 2009-10-21 18:03

중국 남북조시대에 북위가 동서로 갈라선 뒤 서기 557년에 서위의 우문각이 세운 나라 ‘북주’를 무너뜨리고 수나라를 세운 문제 양견(589~604)의 황후 독고씨는 사내같이 헌걸찬 사람이었다.

북주의 황제 선제가 죽고 나이 어린 정제가 황제 자리에 앉자, 양견이 북주의 궁중에 들어가 대권을 대행했다.

이때 독고씨가 남편인 양견에게 “대사(큰일)가 이미 그렇게 되었습니다. ‘범탄 힘발’(기호지세)입니다. 이제 내릴 수도 없습니다. 이 일을 힘쓸 수밖에요. 큰일, 곧 천하를 취한다는 모양새(형세)가 이미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범의 등에 올라타 버린 모양새 같은 것으로서, 내리려고 해도 내리는 따위 짓은 되지 않으므로, 그 큰일을 밀어붙이십시오”라고 말했다.

중국 이십오사의 하나로, 당나라 때 위징 들(등)이 황제의 명을 따라 펴낸 수나라 정사(정통적인 역사 체계로 서술된 역사)인 <수서>에는 이것이 ‘짐승탄 힘발’(기수지세)로 되어 있다. 이 책이 엮어진 것은 수나라 때가 아니라 당나라 때이기 때문이다.

당나라 고조 이연의 할아버지가 이호이므로 호(범)자를 피하여 ‘호’를 ‘수’(짐승)라고 한 것이다.

‘범탄 힘발’은 우리가 ‘엎지른 물’이라고 하는 말과 비슷하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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