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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호치키스 / 김선철

등록 2009-12-08 18:34

종이 낱장들을 가장 쉽게 묶을 수 있는 방법은 잇달아 붙어 있는 철심을 안에 넣어서 그 위를 손으로 눌러 종이를 묶어내는 호치키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호치키스가 없었다면 송곳이나 펀치로 구멍을 뚫어 끈으로 묶는 방법을 쓰고 있을 터이다. 물론 아주 두꺼운 뭉치를 만들려면 아직도 구멍을 뚫고 끈으로 묶는다.

‘호치키스’(Hotchkiss)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등장하였고 서양 문물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전해진 물건으로, 원래는 설립자의 이름을 딴 상표명이었다. 그런데 일본말에서 이것이 ‘홋치키스’(ホッチキス) 또는 ‘호치키스’(ホチキス)라는 일반용어로 굳어지고 나중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 때 이름을 날린 공랭식 기관총의 발명가가 벤저민 호치키스(1826~1885)이고, 호치키스와 기관총의 원리가 비슷한 까닭에 일본에서는 이 사람이 호치키스의 발명가로 알려져 있다. 그 사정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떤 글에서는 세계대전이 끝나자 사업이 어려워져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또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만든 발명품이 호치키스라는 제법 그럴듯한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호치키스의 발명가를 추적한 어떤 보고에서는 호치키스의 제조사 창업자가 벤저민 호치키스의 친척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발명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일본 사람들의 연상이 만들어낸 결과인 듯하다고 짐작하고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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