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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아우라 / 김선철

등록 2009-12-15 18:55

‘요즘은 예술품의 아우라가 증발하였다’, ‘그에게서 자신만의 아우라가 풍긴다’, ‘~의 아우라에도 주눅 들지 않고’, ‘~을 수련한 사람에게는 고유한 아우라가 생긴다’ 등에서 ‘아우라’라는 말이 보인다. 인터넷 상점의 이름으로도 많이 등장한다. 요 몇 년 전부터 자주 들리는 이 말이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을까 싶어 찾아보니, 언론 매체에서는 1994년에 처음 나타났다.(“판화만의 취약점이랄 수 있는 복제적 메커니즘으로 ‘아우라’를 상실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페인팅 붓질의 묘미를 강렬히 전달해줘 새로운 위상을 확보해내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 1994년 5월7일치 11면)

‘아우라’(aura)는 원래 독일말에서 ‘미묘한 분위기’ 또는 의학용어로서 몸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나타나는 현상을 뜻하는 ‘전조’(前兆)라는 의미다. 그러다가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베냐민이 ‘흉내낼 수 없는 예술작품의 고고한 분위기’라는 뜻으로 쓰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요즘 접하는 아우라의 뜻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도 의학용어로서는 1994년 이전에 이미 쓰였을 것이고, 철학용어로서도 그전에 쓰이던 것이 언론 매체에 등장하면서 일반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아우라를 ‘오라’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영어식 발음을 취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말이 아니다. 또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대기 발광 현상인 ‘오로라’(aurora)와는 서로 관련이 없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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