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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사성어다듬기] 달아래 얼음치(월하빙인) / 정재도

등록 2009-12-16 18:33

중매쟁이를 ‘달아래 얼음치’(월하빙인)라고 하는데, 본디는 ‘달아래 영감’과 ‘얼음아래 영감’을 합친 말이다.

‘달아래 영감’은 <속유괴록>의 ‘정혼점’에 있다. 당나라 위고라는 사람이 여행길에 혼담이 왔다. “내일 새벽에 절문 앞으로 와 보라.” 가 본즉, 달 아래 한 노인이 책을 읽고 있었다. 저승사자였다. “나의 혼담은 되겠습니까?” “아니, 그대 아내는 세 살. 열일곱이 되면 그대와 결혼한다. 보여주지.” 장바닥에 이르러, 초라한 노인에게 안긴 어린 계집애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이 그대 아내다.” 위고는 하인에게 그 계집애를 죽이라고 했다. 하인이 돌아와서 보고했다. “가슴을 노렸는데 빗나가 미간을 찔렀습니다.” 그로부터 14년 뒤, 위고는 상주 지방 장관의 딸과 결혼했다. 아내는 미간에 꽃종이를 붙이고 있었다. 아내가 말했다. “저는 장관의 딸이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세 살 때 난봉꾼(무뢰한)의 습격을 받아 미간을 찔려 그 흉터가 남아 있습니다.”

한편, ‘얼음아래 영감’은 <진서>의 ‘예술전’에 있다. 영고책이라는 사람이 얼음 위에서 얼음 아래 사람과 이야기한 꿈을 꾸었다. 점쟁이에게 물었더니, “얼음 위는 양, 얼음 아래는 음, 그 양과 음이 이야기했으니 중매하겠다”고 했다. 영고책은 얼마 뒤 친구 아들 중매 부탁을 받았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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