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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은어와 속어 / 전수태

등록 2009-12-21 18:07

‘야리까다가 담탱이한테 걸리면 얄짝없어.’ 이는 ‘담배 피우다가 담임선생님한테 걸리면 인정사정 없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 신세대 학생들이 쓰는 ‘그들만의’ 언어다. 북녘에도 은어와 속어가 있다.

우선 체제에 대한 것이 있다. ‘견본상품’은 상품에 진열되어 있으나 팔지 않는 물건처럼 ‘노력영웅’이라는 칭호와 표창을 받긴 했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쓸모가 없는 당원을 이른다. ‘계부살이’는 지도자의 위안부(기쁨조)들이 마음에 드는 중앙당원 남자를 지목하면 그 남자는 할 수 없이 강제로 결혼해야 하는데 이때의 남자 처지를 이르는 말이다. ‘물어먹기’는 당 학습회의나 각종 집회에서 상호비판이라는 이름 아래 남의 흠을 들추어내거나 동료를 모함하는 풍조가 만연한 데서 나온 말이다.

가정생활에 관한 것도 있다. 장사 등으로 남편보다 돈을 많이 버는 여성들에게 남편 경시 태도가 만연한데, 이들은 남편을 ‘멍멍이’, ‘자물쇠’, ‘풍경화’, ‘옷걸이’ 등으로 부른다. ‘멍멍이’와 ‘자물쇠’는 가정에서 물 긷기, 돼지 기르기, 집 보기 등 집안일을 하는 ‘북한판 셔터맨’이다. ‘풍경화’는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외모만 가꾸는 노는 건달이고, ‘옷걸이’는 부인이 직장에 나간 사이에 친구를 불러들여 방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데 이는 북녘의 여성들이 가장 멸시하는 부류이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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