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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젊은이들의 유행어 / 전수태

등록 2009-12-28 18:24

북한의 청소년·대학생들도 멋내기를 좋아한다. 이발소에 가면 머리 모양을 찍은 사진에서 취향대로 하나를 고른다. 이때 남학생들은 ‘구름머리’, ‘갈매기머리’, ‘송이머리’ 가운데 하나를 택할 것이다. 여자들은 여름에는 ‘나리꽃머리’, ‘폭포머리’, ‘단발머리’, 겨울에는 ‘옥류머리’, ‘들국화머리’, ‘함박꽃머리’, ‘청춘머리’, ‘파도머리’ 가운데 하나로 단장할 것이다. 여성들은 외출할 때 가슴띠(브래지어)를 하고 달린옷(원피스)을 입고 얼굴에는 살결물(스킨로션)을 바를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독사’, ‘박치기’, ‘불여우’ 등 별명을 가진 ‘쎈낭’(선생)이 싫어 집단체조 시간을 뚝거먹고(빼먹고: 우리식으로 땡땡이치고) 대동강가로 나갈 수도 있다. 평양의 ‘놀새족’은 몇 해 전 유행했던 압구정동의 우리네 ‘오렌지족’보다 행복하다. 압구정동의 오렌지족은 아버지 재산이 전부지만 평양의 놀새족에게는 아버지 재산에 더하여 출세까지 보장돼 있다. 프로야구나 대중스타가 없는 북한에서는 장소가 마땅찮아 대학 선배인 남자 ‘○○ 동지’와 후배인 여자 ‘○○ 동무’가 모란봉공원, 대동강변의 오솔길 등에서 산보(데이트)를 한다. 이때 여자는 신중해야 한다. 누구와 ‘산보’한다는 소문이 나면 ‘헌 여자’라는 낙인이 찍혀 혼인발이 끊길 우려가 있다. 유흥가도 접대부도 없는 북한에서는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는 남녀들 사이에 ‘부화사건’(혼외정사)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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