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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사인 / 김선철

등록 2010-01-12 19:05

어떤 문서가 보여주는 내용이 본인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것을 증명할 때 우리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도장을 이용하였다. 그러다가 서명을 같이 이용하게 되었으나, 아직도 은행이나 관공서의 양식에는 도장을 찍으라는 ‘(인)’ 표시만 있는 경우가 있다.

서명을 우리는 ‘사인’(sign)이라고도 한다. ‘사인’은 일종의 콩글리시로 원래 영어에서는 동사이다. 그래서 아마도 ‘서명하다’라는 뜻으로 ‘사인하다’라고도 표현하면서 ‘사인’을 우리 나름대로 명사로 독립시킨 것이 아닐까 한다.

‘사인’의 제대로 된 영어 표현은 ‘시그너처’(signature)이다. 이는 일반적인 서명을 뜻하는데, 특별히 유명인의 서명은 ‘오토그래프’(autograph)라 이른다. 이는 라틴말 ‘오토그라품’(autographum)에서 왔는데, 원래 ‘직접 적은 것’이라는 뜻이었다가 ‘자필 서명’이라는 뜻을 거쳐 ‘유명인의 서명’이라는 좁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사인’을 발음대로 ‘싸인’이라고 적는 경우가 있으나 ‘사운드’, ‘사우나’처럼 ‘사인’이라고 적는 것이 맞다.

도장 이전에 쓰던 본인 확인 방식으로 ‘수결’(手決)이 있었다. 수결은 서명과 달리 이름이 아닌 자기만의 특수한 기호를 적은 것이었다. 그래서 수결과 서명을 같은 것으로 친다면 이는 조선 말 개항 이후 도장에 그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복권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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