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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뜨더국’과 ‘마치다’ / 전수태

등록 2010-02-01 18:21

‘수제비’를 북녘에서는 ‘뜨더국’이라고 한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끓는 물에 조금씩 뜯어 넣어 익힌 음식이 수제비인데, 지난날 여름철에 농촌에서 머슴들이 풀베기할 때 간식으로 먹거나 하루 종일 벤 퇴비용 풀을 밤에 일꾼들과 함께 작두에 썰고 나서 쉴 때 옷소매로 땀을 훔쳐 가며 먹던 음식이다. 지금은 계절에 관계없이 별미로 찾는 음식이 되었다. 북녘에서 ‘뜨더국’이 쓰인 예로는 “낟알을 구해 오는 문제가 화제에 오른 다음날 아침 윤칠녀는 전에 없는 밀가루로 뜨더국을 끓이였고 잣나무 잎을 우려서 차물 대신 내놓았다.”(<백두산 기슭>,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78년, 141쪽) 등이 있다. 이때 ‘낟알’은 ‘곡식’의 총칭이다.

‘마치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에서 보는 것처럼 ‘끝마치다’의 의미로 쓴다. 그러나 북녘에서는 이와 달리 “더러운 것을 묻히여 못쓰게 만들다”의 의미로 쓴다. 문맥에서는 “그러나 그이께서 흙 묻은 손을 비벼 터시며 내려오시자 박창우와 최승보는 나이 생각도 며느리, 딸들 앞이라는 생각도 다 잊어버리고 앞을 다투어 지붕 우로 올라갔다. ‘조심하십시오. 옷 마치겠습니다.’ 김성주 동지께서는 껄껄 웃으시며 어린애같이 덤비는 두 노인에게 말씀하시였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618쪽)와 같이 쓰인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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