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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사성어다듬기] 재강겨아내(조강지처) / 정재도

등록 2010-02-10 18:24수정 2010-02-10 18:25

‘재강’은 술 빚어 거른 찌끼, ‘겨’는 쌀겨, ‘재강겨’는 거친 음식이다. ‘재강겨아내’(조강지처)라고 하면 그런 거친 음식을 나눠 먹던 가난한 때 고생을 함께 한 아내라는 뜻이다.

출전은 <후한서>의 ‘송홍전’. 송홍은 후한의 광무제(재위 25~57)를 섬겨 대사공이란 장관 자리에 있던 사람이다.

그 무렵, 광무제의 누이 호양 공주가 남편을 잃었다. 황제가 불쌍히 여겨 새로운 남편을 얻어 주려고, 하루는 조정 신하들의 인물을 논평하여, 자연스럽게 누이가 누구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폈다.

그랬더니 공주가 “송공의 훌륭한 풍채와 인품이 여러 신하 중 아무도 따를 수 없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황제는 “어떻게든지 해 보지요”라고 해 두었는데, 그 뒤 송공을 만났을 때 공주를 병풍 뒤에 앉혀 놓고 송공에게 말했다. “귀하게 되면 사귐을 바꾸고, 가멸게 되면 아내를 바꾼다고 하는 속담이 있는데, 이것이 인정이라는 것이겠지.”

그러자 송공이 말했다. “저는 비천한 사귐은 잊지 않고, 재강겨아내는 마루에서 내리지 않는다고 듣고 있습니다.”

황제는 뒤돌아보며 공주에게 말했다. “이것은 안 되는 이야기네요.”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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