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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외래어] 미셸, 섀도 / 김선철

등록 2010-02-23 19:36

한글 맞춤법은 한글을 이용하여 우리말을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게 적는 방법을 정한 것이다. 외래어 표기 역시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런 기본적인 원리가 적용되기 마련인데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종종 보인다.

서양 사람 이름 ‘Michelle’은 그 소리에 맞추어 ‘미셸’로 적어야 하나, ‘미쉘’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쉘’의 ‘쉐’는 소리 [셰]와 거리가 멀다. ‘쉐’는 [궤]의 첫소리만 ‘ㅅ’으로 바꾼 것을 적은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쉐’가 [셰]를 적은 것이라면 ‘궤’는 [계]를 적은 것이 된다. 우리말 ‘쇠’의 가장 흔한 발음이 [쉐]인 것을 떠올리면 더 빨리 ‘쉐’의 발음이 이해될 것이다. 이러한 표기의 혼동은 외국어의 [∫]를 흔히 ‘쉬’로 적는 데서 비롯된 듯하다. 즉 ‘캐시’를 ‘캐쉬’로 잘못 적다 보니 ‘섀’나 ‘셰’로 적어야 할 것을 ‘쉐’로 적게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소리와 맞지 않게 ‘쉐’를 쓰는 다른 말이 더러 있다. 영화 제목에 등장하는 ‘shadow’는 대개 ‘쉐도우’라고 적혔으나 ‘섀도’가 맞다. 개의 품종 ‘shepherd’는 ‘셰퍼드’로 적어야 하며, 상표로 쓰이고 있는 ‘쉐라톤’과 ‘포르쉐’도 발음대로 적자면 각각 영어 표기법과 독일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셰러턴’(Sheraton)과 ‘포르셰’(Porsche)로 적는 것이 옳다. 1960년대의 프랑스 영화 <쉘부르의 우산>(The Umbrellas of Cherbourg)의 바른 표기는 ‘셰르부르의 우산’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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