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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사성어다듬기] 뱀발(사족) / 정재도

등록 2010-03-03 18:21

전국시대 초나라 재상 소양은 위나라를 쳐서 그 나라 군대를 쳐 없애 버리고, 장군을 죽이고 여덟 성을 빼앗고서는 여세를 몰아 제나라를 쳐들어갔다.

제나라 위왕은 겁을 집어먹고 진진이라는 말담꾼을 보내어 소양을 달랬다. 진진이 “초나라 법에는 적군을 쳐 없애 버리고 장군을 죽이는 전과를 올리면 벼슬은 어떻게 됩니까”라고 물었다.

“벼슬은 장관급이지.”

“그 위 벼슬은 무엇입니까.”

“재상밖에 없다.”

“재상은 더없는 가장 높은 벼슬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들어주십시오. 초나라에 어떤 재상이 있었는데, 부하에게 술을 큰 잔에 부어 주었습니다. 부하들은 ‘다 달려들어 마시면 모자라지만, 혼자서 마시면 남는다. 이렇게 하자, 땅에 뱀을 그리되 가장 빨리 그린 사람이 마시기를 하자’고 했다. 한 사람이 뱀을 먼저 그리고 나서 술잔을 잡아당겨 놓고 ‘나는 발도 그릴 수 있다’고 하고, 발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한 사람이 뱀을 그려놓고 술잔을 뺏으며 ‘뱀에 무슨 발이 있나’ 하고서 그 술을 마셔 버렸습니다. 자, 소 재상은 이미 가장 높은 벼슬자리에 있으니, 그 이상 더 바라다가는 도리어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소양은 제나라를 치지 않았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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