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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라고 믿다 / 우재욱

등록 2010-03-04 19:07

사전을 뒤져 ‘라고’를 찾아보면 여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사전마다 풀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누가 한 말이나 쓴 글 따위를 인용하고 뒤에 ‘라고’(받침 있는 말 뒤에서는 ‘이라고’)를 이으면, 이때의 ‘라고’는 대체로 직접 인용을 나타내는 격조사로 본다. 그래서 ‘인용격 조사’라고 한다. 직접 인용이므로 원래 한 말 그대로, 원래 쓰인 글 그대로 인용해야 하고 인용 부분은 대체로 따옴표로 처리한다.

“우리 사회에는 ‘가는 말이 험해야 오는 말이 곱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인용격 조사 ‘라고’를 썼다. 그런데 ‘라고’ 뒤에 ‘믿는’이라는 동사가 이어졌다. 인용격 조사 ‘라고’ 뒤에는 ‘말하다’ 또는 말하는 행위를 담고 있는 동사 ‘하다’, ‘대꾸하다’, ‘언급하다’, ‘묻다’, ‘반문하다’, ‘쓰다’, ‘내뱉다’ 등의 동사가 와야 반듯하다. ‘~라고 말했다’는 반듯하지만, ‘~라고 믿었다’는 어색하다.

인용격 조사에는 간접 인용으로 쓰이는 ‘고’가 있다. “그는 빨리 온다고 했다”에서 ‘고’가 간접 인용이다. 간접 인용일 경우에는 꼭 원래 한 말 그대로 인용할 필요는 없고 말한 내용을 담고 있으면 된다. 이 간접 인용 ‘고’를 직접 인용에도 흔히 쓴다. “우리 사회에는 ‘가는 말이 험해야 오는 말이 곱다’고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하면 ‘믿는’이라는 말이 어색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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