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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 전수태

등록 2010-03-08 18:04

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한 경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이때 북녘에서 쓰는 말 가운데 ‘통장을 부르다’라는 생소한 말이 있다. 북녘의 사전에서는 이 말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룩하고 그것을 보란 듯이 큰소리로 공포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로다. 마지막 싸움이 될 이번 울돌목 해전은 벌써 통장을 부른 셈이나 다름없도다. 백성들이 이처럼 돕고 있으니 싸움하기 전에 이미 승패는 정해졌노라.”(<리순신 장군>, 김현구, 문예출판사, 1990년, 506쪽)와 같은 예가 있다.

‘시끄럽다’는 말은 북녘에서 “성가시도록 말썽이나 가탈이 많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리 개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를 들면 “가만 내버려두면 아낙네는 종일이라도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 가늠을 해 보니 10리나마 되는 명주촌에 들렸다가 돌재로 돌아가자면 날이 저물어 두만강 나루를 건너기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석하는 적당한 기회에 아낙네와 작별하고 걸음을 다우쳐 단숨에 명주촌에 들이댔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87쪽)와 같이 쓰인다. 이때 ‘들렸다가’와 ‘다우쳐’는 남녘 표현으로는 ‘들렀다가’와 ‘다그쳐’가 된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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