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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때식을 번지다’와 ‘재구를 치다’ / 전수태

등록 2010-03-15 18:11

우리는 바쁜 일이 있을 때 밥 먹을 시간이 없어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북녘에서는 ‘때식을 번지다’라는 말을 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때식’은 ‘끼니’의 뜻이고 ‘번지다’는 ‘거르다’의 뜻이다. “한상욱은 비로소 자기에게 혁명가의 넋이 생겨나고 혁명가의 의지가 생겨나고 있음을 의식하였다. 한상욱은 전혀 경황없는 가운데서 며칠 동안 때식조차 번지며 뛰여다녔다.”(<그리운 조국산천>, 박유학, 문예출판사, 1985년, 497쪽)와 같은 예가 보인다. ‘번지다’는 액체가 퍼져 나간다는 뜻으로는 남북이 공통으로 쓰고 있으나, 북녘에서는 남녘에서 쓰지 않는 의미로서 ‘종잇장을 넘기다’ 등의 뜻이 더 있다.

남녘에서 잘 쓰지 않는 말로서 북녘에는 ‘재구를 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잘못을 저지르거나 탈을 내다”의 의미이다. 이에 대하여는 “김성주 동지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이윽히 박경학의 얼굴을 들여다보시였다. 그는 주관적으로는 무엇인가 잘해 보자고 애쓰고 열성도 있는데 무엇 때문에 자꾸만 재구를 치는가. 그러고 볼 때 혁명적 열성이나 의도 같은 것이 실천에서는 옳고 그른 평가의 기준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은가.”(<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589쪽)와 같은 용례가 있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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