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고장말] 겁나게 퉁겁지라! / 이길재

등록 2010-03-28 17:45수정 2010-03-28 17:46

‘겁나게 퉁겁지라’는 ‘굉장히 굵지요’라는 뜻이다. ‘퉁겁다’는 표준어 ‘굵다’와 ‘두껍다’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전라도 지역에서 쓰인다. ‘퉁겁다’는 쓰이는 상황에 따라 ‘굵다’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두껍다’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퉁겁고 빳빳한 실을 핑핑 소리나게 잡아당기며….”(<토지> 박경리) “송판을 퉁건 걸 대야 책상이 짱짱허지.”(<겨레말>) 고장말 ‘퉁겁다’는 [퉁+겁+다]와 같이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서 ‘퉁’은 ‘툭하다’나 ‘툭툭하다’ 등의 ‘툭’과 무관하지 않으며, ‘툭’은 ‘두껍다’의 옛말인 ‘둗겁다’의 ‘둗-’과 ‘두텁다([둩+업+다])’의 ‘둩-’에서 그 말뿌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은 ‘굵다’의 경상도 고장말 ‘툭하다’나 전라도 고장말 ‘툭시다/툭지다’ 등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따라서 전라도 고장말이나 경상도 고장말에서 ‘툭-’ 또는 ‘퉁-’은 ‘부피가 크거나 두께가 크다’는 뜻을 더하는 말뿌리임을 알 수 있다.

‘툭하다’는 경상도 고장말이기도 하지만 북녘에서는 ‘가늘지 않고 굵다’는 뜻을 갖는 문화어이기도 하다. “소년들은 저희들이 오히려 왁자 재촉하며 달홍이의 툭한 손목을 잡아서는 채에 갖다 꾹 붙여 놓는 것이였다.”(<바위에 새겨진 발자국> 류근순 북녘 작가)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