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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물멀기’와 ‘싸다’ / 전수태

등록 2010-04-05 18:11

남녘의 어느 바닷가에서 혹시 쓰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말에 ‘물멀기’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북녘에서 자주 쓰는 말로 ‘큰 물결’이라는 뜻이다. 북녘의 문학작품에서는 “화약에 누기가 차서 불이 달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총을 놓고 물가로 되돌아가 높아지는 물멀기를 근심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정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정호는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김정호>, 강학태, 문예출판사, 1987년, 270쪽)와 같이 쓰이는 말이다.

북녘말에서는 ‘-답다’ 대신에 ‘-싸다’를 써서 예를 들면 ‘남자싸다’ 같은 말을 만들기도 한다. 문학작품에서는 “한번은 떡을 치다가 터쳐 버린 그의 작업복 겨드랑이를 자기가 말없이 기워 준 일이 있었는데 총각은 남모르는 따뜻한 마음을 이쪽에 안겨 주고 가버린 듯했다. 알고 보니 유호림은 남자싸게 건장한데다 일솜씨는 물론 성미까지도 산매처럼 걸패스러워 나무랄 데가 없는 사나이였다.”(<그들의 운명>, 현희균, 문예출판사, 1984년, 4쪽)와 같이 쓰이고 있다. 이때 ‘걸패스럽다’의 경우 북녘 사전에 ‘걸패’만 보이는데 ‘걸싸고 기운찬 패거리’로 풀이되어 있다. ‘걸싸다’는 ‘성미가 몹시 괄괄하고 세차다’는 뜻이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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