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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노일전쟁 / 우재욱

등록 2010-04-29 19:45

1904년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일어난 전쟁이 ‘러일전쟁’이다. 그러나 약 한 세대 전만 해도 ‘노일전쟁’(露日戰爭)이라고 했다. 노(露)는 노서아(露西亞)를 말한다. 노서아는 러시아를 한자로 음역(音譯)한 말이다. 아라사(俄羅斯)라는 음역어도 쓰였다. 1896년 2월부터 약 1년간 고종과 세자가 러시아 공관으로 옮겨간 사건이 아관파천(俄館播遷)인데, ‘아관’은 아라사 공관을 이른다.

‘무력충돌 피하고 중·러와 제재 공조 포석’ 중앙 일간지 머리기사 제목이다. 옛날 같았으면 ‘중·러’를 ‘중·노’로 적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외국의 국명이나 지명에 한자로 음역한 말이 많았다. ‘불란서, 오지리, 화란, 서반아, 토이기, 포도아, 비율빈, 애급, 희랍, 정말, 화성돈, 나성’ 등으로 적은 것이었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몇 개나 알아들을까? 현재 이 말들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터키, 포르투갈, 필리핀, 이집트, 그리스, 덴마크,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거의 바뀌었다. ‘불란서, 오지리’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 말들도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거의 자리를 내준 상태다.

현재 우리가 국가 명칭을 한자음으로 적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이태리,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인도, 호주, 남아공’ 정도인 성싶다. 그것도 한자는 차츰 없어져 가고 한글로 그렇게 쓰고 있다. 한글의 승리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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