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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압축천연가스 산업 더 커져야 한다

등록 2010-10-08 20:11

10년 전 서울 등 대도시의 대기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도로변의 시민은 자동차 매연으로 호흡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겪었다. 급기야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환경부에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급 정책을 수립했다.

이분법에 의해 보급 성과를 평가하지 않더라도 시엔지 버스의 보급정책은 분명히 성공한 정책이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보급 초기인 1999년에 66㎍/㎥에서 2008년에 53㎍/㎥로 약 20% 줄어들었다. 고농도 오존 발생 일수도 꾸준히 줄어드는 등 그 보급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피부로 느끼는 효과를 보자면 서울시에 도입되고 있는 버스 중앙차로제는 시엔지 버스의 도입 없이는 시도할 수 없는 정책이다. 매연 배출이 없는 시엔지 버스 때문에 차도 중간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시엔지 버스는 시민 가까이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수도권의 자동차 대수는 14% 이상 증가했는데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20% 이상 감소한 것은 미세먼지 발생량을 근본적으로 저감시킨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분명히 시엔지 버스 보급정책이 기여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수송연료 시장은 외국에서 더욱더 확대되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3만대의 시내버스가 시엔지를 사용하지만, 아시아에서는 이미 600만대 이상이 보급됐다. 전세계적으로 1200만대가 시엔지로 운행되고 있다. 시장이 매년 15% 이상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천연가스의 친환경성 이외에 연료 경제성과 적절한 수송연료 믹스 정책이 보급의 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수송연료의 대부분이 가솔린과 경유로 97%가 석유제품이며 2.5%는 지하철 및 고속철도(KTX)에 소비되는 전기에너지이다. 시엔지 버스에 의한 에너지 소비는 불과 0.5%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송 에너지가 석유제품으로 편중되어 있어 고유가를 겪을 때마다 대부분의 차량 소유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제 국가적인 에너지 수급 관점에서 수송 에너지의 적절한 믹스 정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엔지 분야에서도 점차 강화되는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제 유로(EURO)6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시엔지는 연료 자체의 청정성으로 배출가스의 장점을 유지하여 왔으나 앞으로는 강화된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세밀한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이미 디젤연료는 클린 디젤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친환경 연료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성능을 높이는 노력은 당연하며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시엔지 버스의 보급 정책 또한 이러한 틀 안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시엔지 자동차는 국내의 선진 자동차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친환경 상품이 돼야 한다. 시엔지 자동차 부품 및 설비의 수출도 10억달러 이상 달성한 큰 산업으로 성장했다. 막 자리잡은 압축천연가스 산업이 국내에 기반을 두고 세계로 나아가 일등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시엔지 자동차 보급정책은 수많은 연관 산업을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고용 창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최근 행당동 시엔지 버스의 용기 파열 사고는 그동안 묻혀있었던 안전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인식하게 했다. 천연가스 자동차 산업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전관리를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두어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물론 안전이다.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안전의식 고취를 통해 시엔지 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노력이 이어질 때 시엔지 자동차의 앞날은 밝다고 본다.


김지윤 한국가스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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